44회 공인회계사시험 수석 합격수기 - 강병하
1. 들어가며
이번 제44회 공인회계사 시험 수석합격자 강병하 입니다. 저는 현재 서울대 경제학과 3학년에 재학중입니다.
처음 회계원리 강의를 듣고 회계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고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한지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수석 합격을 하게 되어 후배 수험생 여러분들에게 합격수기를 쓰게 된 점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각자에게 맞는 공부방법들이 수없이 많겠지만 1년반 넘게 준비하며 세웠던 제 공부계획이나 제가 겪은 시행착오들이 여러분들의 수험생활에 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2. 과목별 공부방법
1) 1차 시험 과목
저는 회계사 시험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회계원리, 경제원론, 재무관리 등 회계사 시험에 도움이 되는 과목을 학교에서 미리 선 수강 하여 순조롭게 수험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시험도 마찬가지겠지만 회계사 시험의 경우 1차 과목의 수가 상당히 많고 내용 또한 방대하여 적절한 시간계획을 세우지 못한다면 완벽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는 위험이 높은 것 같습니다.
1차 시험 공부 시 에는 많은 과목을 적정량 공부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시간 계획을 세워 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 됩니다.
(1) 경영학
매년 마다 수험생들이 과락을 걱정하는 과목중의 하나인 경영학은 인사관리, 생산관리, 재무관리 등 다양한 과목을 한 과목으로 통합하여 보는 과목이기 때문에 그 양이 수험생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한 수험생들도 부담스러워 하는 과목이기에 저와 같은 비 전공자는 최근 자주 출제되고 있는 단원의 핵심 용어 및 각 학자들의 이론 정리 중심으로 공부 방향을 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어쩔 수 없는 수박 겉핥기 식의 경영학 준비로 인해 과락의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재무관리 공부에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간을 투입하는 것이 경영학 과락을 면하고 2차 재무관리 준비에 도움이 되는 적합한 수험 전략이라 생각됩니다.
(2) 경제학
최근 평이하게 출제되어온 과목이지만 올해만큼은 다른 어느 과목보다도 어려웠다고 생각됩니다. 미시 경제 부분은 단순히 공식을 암기하여 문제를 풀기보다는 기본서에 나오는 그래프를 정확히 이해하고 직접 그릴 수 있는 수준으로 깊게 공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거시 경제 부분은 학파간 비교 사항을 명확히 암기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올해와 같은 난이도가 계속 된다면 공부하는 틈틈이 경제학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경제학의 이론적인 내용을 현실생활에 적용해보는 연습 또한 실전에서 복잡한 문제를 푸는데 많은 도움을 줄거라 생각됩니다.
(3) 상법
많은 수험생들이 상법을 가을에 시작하지만 저는 5월 쯤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5월에 시작해야할 만큼 회계사 시험에서의 상법 내용이 깊고 어려운 건 아니지만 가을에 상법을 시작하면 자칫 내용 암기의 압박감으로 인해 다른 과목 공부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에 미리 시작하는 방법도 합리적인 수험전략이라 생각됩니다.
상법은 1차에서만 출제되는 과목이기에 최소한의 투입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리도록 공부 계획을 짰습니다. 서술형 문제가 아닌 객관식 문제이기에 무조건 조문을 암기하기 보다는 법조문이 눈에 익을 정도로 다독 하는 방향으로 공부를 하였고 마지막에 객관식 문제집으로 총 정리 하여 고득점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4) 세법
1차 과목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세법은 수많은 법정 산식과 법 조항으로 수험생들을 힘들게 하는 과목중의 하나 인 것 같습니다. 1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을 1,2회독으로 완벽히 공부 할 수 있는 수험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3회독부터 세법에 눈을 뜨기 시작하였고 법정 산식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법 공부는 끈기와 인내, 그리고 반복학습으로 공부 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1차 시험 준비 때 세무회계를 공부했던 것이 세법을 보다 더 높은 시야에서 이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5) 회계학
회계학은 회계사 시험의 가장 기본적인 과목이라 많은 수험생들이 그만큼 오랜 시간을 투입한 과목이지만 짧은 시험 시간으로 인해 오히려 고득점을 얻기에는 가장 어려운 과목이 아닐 까 싶습니다.
중급회계 부분은 제 자신이 나름 가장 자신 있고 쉽게 출제되는 영역, 가장 자신 있지만 어렵게 출제되는 영역, 내용은 어렵지만 쉽게 출제되는 영역, 내용도 어렵고 푸는 시간도 많이 소요되는 영역으로 기준을 세워 시험 한 달 전에는 문제 난이도와는 상관 없이 문제 풀이 시간이 가장 짧게 소요되는 영역 중심으로 준비를 하였습니다.
시험장에서는 자신이 있지만 문제 풀이가 길게 소요될 거라 생각되는 문제는 과감히 지나치는 게 중요한 과목인 것 같습니다. 또한 고급회계부분이 상대적으로 중급회계부분보다 평이하게 출제되기 때문에 포기 하지 말고 공부를 끝까지 하는 것이 회계학 과락을 면하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1차 때 고급회계를 공부 해 두 지 않으면 2차 때 재무회계 공부 량이 상당히 늘어나기 때문에 1차 때 미리 준비를 해두는 것이 꼭 필요 한 것 같습니다.
원가 관리회계의 경우에는 암기 내용이 많지 않기 때문에 기본서를 2회독 정도 한 후 객관식 문제를 자주 풀어 자신만의 문제 풀이 툴(Tool)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인 공부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2) 2차 시험 과목
(1) 세 법
2차 세무회계는 1차 때의 세법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문제 크기가 커지고, 소득세법과 같은 경우에는 단편적인 내용을 묻는 것이 아닌 종합 문제 형식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을 적절히 고려한다면 상대적으로 다른 과목보다 수월하게 준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 시험의 경우에는 부가가치세의 배점보다 상속세/증여세 문제의 배점이 훨씬 컸기에 기존보다 공부 범위를 넓히는 것이 60점을 넘기는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세무회계연습 문제를 2,3회독 정도 하였고 2차 시험 마지막 1주일 전에는 부분 점수 획득을 위해 약술 세법 문제에 대비하였습니다.
(2) 재무관리
1차 때 재무관리를 미리 깊게 공부하지 않았다면 2차때 가장 힘들게 공부해야 하는 과목인 것 같습니다. 동차생들의 경우에는 4달간의 짧은 2차 수험기간으로 인해 다양한 문제를 접하지 못하고 이론 또한 명확하게 이해 하지 못한 상태로 시험장에 들어가게 될 가능성이 높은 과목입니다.
기업재무 영역은 동차생들이 많은 문제를 접하지만 투자론의 선물, 옵션 영역은 이론과 개념을 이해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1차 시험 준비 때 되도록 기본적인 내용은 숙지하고 2차 시험 준비 때에는 많은 문제를 접하는 것이 선물, 옵션 부분을 준비하는 최적의 공부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부분 점수를 가장 많이 획득할 수 있는 과목중의 하나이기에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눈으로 풀기 보다는 직접 손으로 써가며 답안의 논리를 이어나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한 과목이라 생각됩니다.
(3) 회계감사
2차 때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회계감사는 수없이 많은 회계감사 기준을 되도록 정확히 외워야 하기 때문에 동차생들이 유예생들에 비해 가장 불리한 과목인 것 같습니다. 기준을 외우다 보면 어느덧 6월이 되어 사례 문제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실전에서 동차생과 유예생들의 실력 차이가 상당한 것 같습니다.
회계감사는 다른 과목과는 다르게 계산기로 문제를 푸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포스트잇으로 항상 공부할 때 그 내용을 자주 볼 수 있도록 하거나 이동시 강의 테잎 등을 이용하여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창우 교수님, 권오상 선생님의 Study Guide로만 3,4회독을 한 후 마지막 한달 전에는 단기 특강을 통하여 사례 문제를 대비하여 좋은 점수를 획득 할 수 있었습니다.
(4) 원가 관리회계
상대적으로 다른 과목보다 암기 내용은 적지만 문제의 난이도는 제일 어려운 과목중의 하나가 아닐 까 싶습니다. 또한 다른 과목보다 문제 수가 적기 때문에 각 문제가 높게 배점되어 수험생들이 쉽게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1차 시험보다 2차 시험때에는 문제의 지문이 훨씬 길어지고 최근 출제경향이 다양한 단원의 내용을 복합적으로 묻는 문제가 자주 출제 되기 때문에 공부를 함에 있어서 다 맞힌다는 생각보다는 여러 문제 유형을 접해본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훨씬 부담감을 줄여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3,4 월달에는 되도록 많은 문제의 유형을 접하는 것이 중요하며 5,6월달에는 풀었던 문제들 중 틀렸던 문제 중심으로 반복적으로 풀이하여 문제 유형을 익히는 것이 동차생으로써 가장 효율적인 공부방법인 것 같습니다.
(5) 회계학
내년부터는 IFRS 로 출제되기 때문에 제가 공부방법을 말씀 드리긴 어렵지만 1차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5과목 중에 문제 수가 제일 많고 부분 점수가 가장 적은 과목이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 안에 정확히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합니다.
올해 같은 경우에는 예년과는 다르게 어렵게 출제되었기 때문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분개 등을 통해 이해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급회계 부분은 매년 높은 점수로 배점되어 출제되고 그 난이도가 대체로 중급회계 보다는 평이하기 때문에 연결/합병/분할/파생상품 부분등 어느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최대한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인 수험전략인 것 같습니다.
3. 글을 마치며
1년 반 넘게 공부하면서 제가 가장 부담스러웠던 것은 수많은 과목과 방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한 두 과목씩 공부를 해 나갈 수록 전에 봤던 내용들이 쉽게 잊혀지게 되어 제 자신을 책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계사로서 일을 하는 제 모습을 상상하며 끈기있게 버텨낸 것 같습니다.
모든 수험생들이 수많은 과목으로 인해 부담감을 갖습니다. 하지만 누가 끝까지 버텨내고 책상 의자에 오래 앉아있느냐가 이 시험의 승패를 좌우 하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하루에 3,4과목씩을 공부하여 하루 공부양이 많지 않았던 것에 불안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쌓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쌓여 한달 정도 지난 후에는 100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을 4권 정도 읽은 저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합격하고 지난날을 돌아보며 느끼건데, 이 시험은 머리 좋은 사람이 합격하는 것이 아니라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공부하는 사람이 합격하는 시험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최종 합격하는 그날 까지 몇 번의 슬럼프를 겪게 되고 나태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다른 수험생들도 여러분들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버텨 내시길 바랍니다.
경쟁이 심해져 가는 사회속에서 살아가는 저희들에겐 어쩌면 공부는 선택사항이 아닌 의무사항이 아닐 까 싶습니다. 자식으로서, 학생으로서, 수험생으로서 그 의무사항을 끝까지 수행해 나간다면 어느새 합격은 여러분 곁에 다가와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저를 위해 항상 기도해주고 응원해준 제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4. 과목별 참고서적 소개
(1) 1차 시험
경영학 - 김윤상 <핵심경영학연습>, 김세현 <재무관리>,
이영우 <객관식 재무관리>
경제학 - 정병열 <경제학연습(미시편, 거시편)>, 김판기<다이어트경제학>
상 법 - 오수철 <상법강의>, <객관식 상법>
세 법 - 임상엽, 정정운 <세법개론>, 이승원, 이승철 <객관식 세법>
회계학 - 신현걸,최창규,김현식<중급회계>, 김영덕<고급회계>,
김영덕<객관식 재무회계>, 김용남 <원가관리회계>
(2) 2차 시험
세 법 - 정재연,이승원,이승철 <세무회계연습>, <실전세무회계연습>
재무관리 - 이영우 <고급재무관리연습>
회계감사 - 이창우 외 <회계감사> Study Guide
원가회계 - 김용남 <원가관리회계연습>
재무회계 - 김영덕 <재무회계>, 신현걸,최창규,김현식<재무회계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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